전국 '레드존' 지정, 전 국민 외출 제한·음식점 폐쇄 등 검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성탄절 연휴를 포함한 연말연시 최강의 방역책 시행을 예고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지면에 실린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3차 유행이 닥치면 인명피해 측면에서 대단히 파괴적일 것이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들뜬 연말연시 고강도 방역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앞서 보건당국은 25∼26일 연휴와 새해 첫날 거주하는 도시 또는 마을 밖으로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의 '핀셋' 방역 조처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더 엄격한 대책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당국이 성탄절을 낀 이달 24∼26일 사흘간, 12월 31일부터 이틀간 전국을 '레드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존으로 지정되면 식료품·의약품 구매, 업무 등의 사유 외엔 집 밖 외출이 제한되고 음식점·주점 등 비필수 업소는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1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봄의 봉쇄령과 비슷한 수위다.
방역 대책을 자문하는 정부 소속 전문가그룹인 기술과학위원회(CTS)도 14일 콘테 총리와의 면담에서 주민 이동을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다며 아예 이동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CTS는 바이러스 확산세가 11월보다는 다소 수그러들었으나 여전히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193명으로 역학조사가 가능한 규모인 10만명당 50명을 4배 가까이 초과했다. 대규모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의한 의료시스템 압박도 여전하다.
여기에 지난 주말 수도 로마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의 중심가가 쇼핑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정부 안팎에서 3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측면도 있다.
14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2천30명, 사망자 수는 491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185만5천737명, 6만5천11명으로 집계됐다. 총사망자 규모는 유럽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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