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간담회…"중장기적으로 미국의 대중정책 방향 면밀 분석해 대응 모색"
대북 대화재개 불발에 아쉬움…"한미 공조로 큰 긴장 고조 없이 평화 유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이수혁 주미대사는 15일(현지시간) 내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단 화상 간담회에서 "우선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는 내년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정상회담을 개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과정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큰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중국 정책방향과 자유주의적 다자질서 복원 움직임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우리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시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추이에 맞춰 한미 간 보건협력을 더욱 심화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이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 방식의 외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고 한반도 문제에 있어 깊은 이해를 가진 외교·국방 전문가들이 기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외국 정부와의 정책 대화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고 여전히 인수위와의 직접 접촉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대사는 "한반도 문제와 한미동맹 현안에 있어 올 한해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가장 큰 아쉬움은 역시 북한과의 대화재개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지 않은 데 대해 "북한 내부상황과 전략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코로나 상황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 대사는 "의미 없는 한 해를 보낸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미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빈틈없는 공조를 유지했고 그 결과 큰 긴장 고조 없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사일지침 개정과 한미 방위비 협상에 있어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임금 문제 해결을 거론하며 "동맹현안에 있어 좀 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 대사는 코로나19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서구 선진국 사회 시스템이 보건 위기 대응에 약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며 "현 상황이 서구주도의 국제질서를 변화시키는 촉발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상황이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면서 "미중 갈등이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분출될 수 있으며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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