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학습효과'로 차분…유통업체들 "물량 수급 문제없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홍유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이 검토되는 가운데 대형마트 등에서 장보기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매장 모두 사재기나 품절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의 영업 중단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앞서 코로나19 고비 때의 학습효과로 차분한 모습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수도권 지역 점포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단축됐지만, 생필품을 중심으로 전체 매출은 오르고 있다.
지난 11~15일(의무휴업일 하루 포함) 롯데마트 매출은 2주 전 같은 요일 대비 13% 늘었다.
대표적인 생필품인 라면 매출은 31.3% 뛰었고, 컵밥과 상온 밥·죽·수프류는 각각 12.7%, 12.4% 더 팔렸다. 화장지와 생수 매출도 각각 37.2%,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몰인 롯데마트몰에서는 전체 매출이 26.5% 늘면서 오프라인 점포보다 큰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화장지 매출은 92.6% 뛰었고 라면과 컵밥은 각각 41.7%, 21.5%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즉석밥과 라면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확실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도 "사재기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8~15일(의무휴업 하루 포함) 과일 매출이 3주 전과 비교해 16.7% 늘고, 축산(16.4%), 양곡(12.5%)도 더 팔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재기가 발생하면 일부 대형 점포에서 줄서기 등의 현상이 나타나지만, 지금 그런 움직임은 없다"면서 "물량 수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지난 12일부터 연일 전체 주문 마감률(주문 처리 가능 건수 대비 주문 건수)이 99%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주문 마감률은 새벽배송이 97%, 당일 주간 배송인 쓱배송은 99%였다.
마켓컬리도 지난 12~15일 주문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오늘 시간별 주문량은 어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사재기라고 볼 만한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은 거리두기 3단계 때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여부가 확실치 않은 만큼 미리 장을 보면서도 사재기와 관련해서는 크게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주부 이수정(44) 씨는 "거리두기가 3단계로 올라간다는 얘기에 서둘러 미용실을 들르고 장을 보러 나왔다"며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일부 불편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대형마트와 시장도 문을 닫는지, 미리 생필품을 사놓는 것이 좋은지 등을 묻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맘카페 회원은 "코로나19 초기에는 놀란 마음에 이것저것 쟁여 뒀다"면서도 "동네 편의점과 슈퍼, 택배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사재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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