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최근 발견된 미국 정부망 해킹 사건의 통로로 지목된 소프트웨어 업체 솔라윈즈의 핵심 주주들이 해킹 사건 공표 며칠 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WP는 사모투자사인 실버 레이크가 지난 7일 솔라윈즈 주식 1억5천800만달러 어치를 팔았고 같은 날 역시 사모투자사인 토마 브라보는 1억2천800만달러어치를 매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2곳의 투자사는 솔라윈즈 이사회 의석 중 6자리를 확보한 주요 주주로,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며 매각은 이번 해킹 사건이 일반에 알려지기 불과 6일 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솔라윈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업체로, 이번주 들어 이틀간 주가가 23.3% 하락했다.
이들 주요 주주가 해킹 문제의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기 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미 언론들은 러시아 정부기관 소속 해커들이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등 내부망을 해킹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 13일부터 보도하기 시작했다.
해킹은 미국의 군과 정보기관 등 다수의 연방기관과 포천 500대 기업 등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솔라윈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패치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솔라윈즈는 해당 소프트웨어 이용 고객 중 최대 1만8천곳 가량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WP는 솔라윈즈가 언제 이번 해킹 사건을 인지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상황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부자거래 여부를 들여다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도 전했다.
이에 대해 투자사인 실버레이크와 토마 브라보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주식 매각은 한 기관투자자와의 사모 거래"라며 "사이버 공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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