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미국 검찰이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는 화상포럼을 방해한 혐의로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의 임원을 기소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 연방 검찰은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검열하고 톈안먼 시위 추모 화상포럼을 방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의 줌 임원인 신장 진(39)을 기소했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공산당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약 3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진은 줌과 중국 사법·정보기관의 연락책 역할을 하며 중국 측 인사들과 함께 지난 5∼6월 줌 계정으로 열린 톈안먼 시위 31주년 기념 화상포럼 개최를 방해했다.
이 포럼은 톈안먼 시위를 겪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중국 당국을 비판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검찰은 진이 최소 4개의 포럼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포럼 참가자들의 IP 주소, 이름, 이메일 주소를 중국 관계자에게 제공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진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줌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진은 현재 중국에 살고 있으면 구금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는 그의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회사와 학교의 '필수 프로그램'이 된 줌은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지만, 중국에 서버를 두고 연구 개발도 상당 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줌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에릭 위안도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이다.
정보 유출 논란이 일면서 미국과 독일, 호주, 대만 등의 정부 기관과 기업 등에서는 줌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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