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등 지도급 인사들 백신 맞은 날, 트럼프 접종 일정은 불투명
'러 배후' 추정 대규모 해킹 사건 등에도 '노코멘트' 국정현안 손 놓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18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주요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오는 21일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공식 일정표를 인수위 측이 이날 발표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재임 기간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개발된 데 자랑하며 몇 주를 보내더니, 정작 이제 백신 접종 주사를 여기서 맞을 수 있게 됐는데도 대통령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지 얼마 안 돼 "축하한다. 모더나 백신을 이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짤막한 트윗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FDA의 공식 승인이 이뤄지기도 전에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이 압도적으로 승인됐다. 즉시 배포가 시작된다"는 글을 남겨 혼선을 부추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FDA가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14일부터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백신(접종)을 다소 늦게 받아야 한다"며 계획 수정을 시사한 바 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백신 접종을 할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더 힐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안전성 우려 등에 대한 불신이 백신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발언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해킹 공격에 정부 다수 부처가 뚫리는 국가적 안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공개 언급을 내놓지 않는 것을 비롯, 국정 현안에 손을 놓다시피 한 채 불복 행보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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