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왕실모독죄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유엔 지적 일축

입력 2020-12-21 15:23  

태국 정부 "왕실모독죄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유엔 지적 일축
정부 대변인"다른 국가에도 유사한 법 있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왕실모독죄 적용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지적을 일축했다.
21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과 EFE 통신에 따르면 아누차 부라파차이시리 정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왕실모독죄는 군주제에 대한 표현이나 토론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모든 태국 국민을 보호하는 명예훼손법과 같은 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에도 있는 법들과 유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누차 대변인은 또 태국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면서도, 국가 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일고 있는 16세 시위대에 대한 왕실모독죄 적용과 관련, 소년법원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18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왕실모독죄 적용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면서 태국 정부 측에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OHCHR은 최근 몇 주 새 16세 청소년을 포함해 최소 35명에게 왕실 모독죄가 적용됐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왕실 모독죄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부합하게 개정할 것을 태국 정부에 촉구했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이른바 '왕실 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태국은 2018년부터 2년여간 이 법 조항을 적용하지 않다가 최근 총리 퇴진 및 개헌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그동안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자 다시 칼을 빼 들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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