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종료 예정…EU와 무역협정 협상 합의는 아직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확산 심각…유럽 각국 문 걸어잠궈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에서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 전환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전히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까지 등장하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영국 여야를 막론하고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전날 트위터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종으로 인해 영국이 완전히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이는 100% 집중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브렉시트 이슈를 더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 주장을 내놨다.
그는 "핵심 공급망을 확보하고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대응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각료들의 완전한 노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집권 보수당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원 북아일랜드 문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보수당의 사이먼 호어 의원은 전환기간을 연장하고 미래관계 협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의원 역시 "새해까지 합의가 없다면 시계를 멈추고 영국을 위해 최선의 일을 하자"고 주장했다.
다만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보다는 최대한 신속하게 EU와 합의를 이뤄낼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스타머 의원은 "전환기간 연장이 아니라 합의를 원한다"면서 "오늘이나 내일을 넘지 말고 합의를 해야 한다. (총리는) 국민에 합의를 약속한 만큼 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딜'은 매우 나쁜 결과이자 정부의 완전한 실패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다만 원활한 이행을 위해 모든 것을 브렉시트 이전 상태와 똑같이 유지하는 전환기간을 연말까지 설정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내년 1월 1일 영국은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벗어나면서 실질적 브렉시트가 이뤄지게 된다.
양측은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공정경쟁환경과 어업 등의 쟁점을 놓고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만약 양측이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양측을 오가는 수출입 물품에 관세가 부과되고 비관세 장벽도 생기게 된다.
여기에 최근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종이 확산하자 유럽 각국은 영국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불가리아 등이 영국에서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영국과 유럽 간 교역의 주요 통로인 프랑스는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화물차 운전자 등 운송업자도 입국할 수 없게 되면서 도버항 등 프랑스로 가는 주요 항구 인근에 화물 운송 트럭의 발이 묶인 상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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