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고대하는 중남미…멕시코·칠레·아르헨 연내 접종 기대

입력 2020-12-22 02:10  

백신 고대하는 중남미…멕시코·칠레·아르헨 연내 접종 기대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계약 잰걸음…빈국은 코백스에 의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중남미 각국은 백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일찌감치 백신 사용 승인을 마치고 연내 접종 개시를 예고한 상태다.
21일(현지시간) 중남미 국가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467만 명, 사망자는 48만여 명이다. 중남미 인구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가량이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중 19%, 사망자 중에선 29% 가까이가 중남미에서 나왔다.
전 국민 자가격리 등 강도 높은 봉쇄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 중남미 국가들은 백신에 기대를 걸고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까지 중남미에선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아직 접종을 시작한 나라는 없다.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만이 미국 본토와 함께 화이자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진행 일정이 가장 빠른 멕시코와 칠레, 아르헨티나는 연내 접종 개시를 기다리고 있다.
멕시코와 칠레는 벨기에에서 화이자 백신 첫 물량이 곧 도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는 25만 회분, 칠레는 2만 회분을 우선 받아 의료진을 중심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연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V가 고령층에 대한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않은 것 등에 관한 우려가 나오자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61) 대통령이 제일 먼저 맞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브라질을 비롯해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등은 내년 1분기 중 접종 개시를 예고한 상태라고 EFE통신은 전했다.
온두라스와 파라과이 정부는 내년 4∼6월 사이 첫 물량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도 그나마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국가는 화이자를 비롯한 여러 제약사와 복수로 구매 계약을 했지만, 엘살바도르,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빈국들은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쿠바의 경우 자체 개발 백신에 기대를 건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개발 중인 백신 '소베라나 02'가 임상 2상에 들어갔다고 지난주 밝혔다.
고대하던 백신이 도착하더라도 의료체계가 열악한 곳이 많은 중남미에서 까다로운 유통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멕시코시티 공공병원의 의사 클라우디아는 미 일간 LA타임스에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믿음이 있지만, 당국이 백신을 잘 유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믿음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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