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국공립병원 의사들과 관련 종사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더 스탠더드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케냐 의료인ㆍ약사ㆍ치과의사 연합(KMPDU) 소속 7천200여 명의 의료진은 전날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전국적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국공립병원 근로자 대부분에 해당하는 이들 의료 종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게 개인보호장비(PPE)를 제공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할 것 등 11개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앞서 케냐에서는 보름 전 3만6천 명의 임상의와 간호사가 파업에 돌입해 아직 협상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는 최근까지 유럽이나 남미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비교적 적은 수의 코로나19 감염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확진자가 1천 명 안팎으로 늘고 4명의 의사가 하루에 사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28세의 젊은 수련의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최근 사망하면서 일선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타히 카그웨 케냐 보건부 장관은 그러나 이미 파업에 들어간 의료 종사자들에게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치반지 므와촌다 KMPDU 사무총장은 장관의 위협과 으름장은 오히려 의료인들이 집에 머물도록 해 코로나19 대응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무총장은 의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료들의 치료비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료진 치료 전문시설의 설립도 아울러 요구했다.
한편, 케냐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가 의료 종사자들의 고충에는 아랑곳없이 고위 공직자들의 자리를 늘리기 위한 헌법개정에만 혈안이 됐다고 질타를 퍼부었다.
21일 기준 케냐 코로나19 확진자는 9만4천614명이며, 이 중 1천644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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