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렘린궁 "나발니 피해망상 환자" 주장…EU 제재에는 보복(종합)

입력 2020-12-23 09:55   수정 2020-12-23 19:37

러 크렘린궁 "나발니 피해망상 환자" 주장…EU 제재에는 보복(종합)
러 외무부 "절대 용납할 수 없어" 강조…EU 대표자들 입국 금지 조치



(이스탄불·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승욱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한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크렘린궁이 '피해망상 환자"라고 비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나발니는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다"며 "명백하게 과대망상 증세도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발니는 권위와 권력을 둘러싼 정신적 콤플렉스로부터 고통받는 환자"라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전날 CNN을 통해 FSB 소속 독극물팀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라고 신분을 속이고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라는 FSB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했으며, 그에게서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에 FSB는 "나발니가 인터넷에 발표한 이른바 '조사'는 FSB와 그 직원들의 명예를 깎아내리는 것을 목표로 계획된 도발"이라며 "이는 외국 정보기관의 조직적·기술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 역시 이날 "FSB는 우리를 테러로부터 보호한다"며 "나발니의 시도는 FSB에 대한 믿음을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그는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 최근 퇴원해 재활 치료 중이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유럽연합(EU)이 나발니에 대한 암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에 입국 금지와 자산동결 조처를 내린 것과 관련해 같은 방식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런 보복 제재를 예고했다.
EU는 앞서 지난달 15일 나발니 중독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인 6명과 단체 1곳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EU가 러시아인들에게 나발니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핑계로 부적절한 제재를 가한 것과 관련해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보복 조치를 내놨다.
러시아 외무부는 EU 내에서 반러시아 활동을 자국 입국이 금지된 EU의 대표자 명단을 확대하겠다면서, 명단에 올라간 인물들은 반러시아 활동에 나선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무는 이날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이런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ind3@yna.co.kr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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