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2주차 서울은 작년의 57% 수준…올해 최저치
음식점 매출 반 토막…5인 이상 모임 금지에 '발동동'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서울 마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모(73) 씨의 속은 갈수록 타들어 가고 있다.
최 씨는 "연말에 계모임 예약이 많은데 지금 예약자를 적어둔 칠판이 텅 비었다"며 "직원이 많을 때는 7명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2명만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휴업을 하고 싶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서 그렇다고 잘못 소문날까 봐 그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8일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된 이후 소상공인 매출에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3일부터 수도권에서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된 데 이어 24일부터는 이 조치가 전국 식당으로 확대됨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생계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 카드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거리두기 격상 2주 차인 지난 14~20일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 작년 주간 대비 최저치로, 매출이 32% 떨어진 것이다.
거리두기 격상 1주 차인 지난 7~13일 평균 매출이 2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영업 타격이 커졌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지역 소상공인의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수준으로, 전국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종로, 중구, 마포, 용산 등 4개 구의 소상공인 매출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울산, 경남, 전남, 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상황이 더 나빠졌다. 그나마 상황이 나았던 세종시 소상공인 매출도 작년의 83% 수준에 그쳐 수도권과 비수도권 관계없이 거리두기 격상 영향이 컸다.
거리두기 강화 이후 입시 및 취업준비학원을 제외한 학원 운영은 전면 중단됐으며 노래연습장과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문을 닫았다.
식당은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하고, 카페는 영업시간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식, 술집, 카페 등을 포함하는 전국 음식점업의 평균 매출이 반 토막 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 폭이 거리두기 격상 1주 차 45%에서 2주 차 51%로 커졌다.
이중 술집 매출은 작년의 21% 수준까지 추락했으며 카페는 44% 수준에 그쳤다.
소상공인이 많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등에는 매출 급감을 하소연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회원은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12월은 진짜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난 2월 상권 내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70% 줄었다"며 "그때 같은 매출이 다시는 안 나오겠지 했는데 이번 주에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연말연시 방역 강화 대책으로 5인 이상 모임까지 금지되면서 송년회 모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식당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연말 특수는 사라졌고, 3단계 격상 가능성도 거론되니 가족 모임도 취소하는 분위기"라며 "정부 방침을 따르기는 하지만 출혈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평균이익률을 감안하면 거의 다 적자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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