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승부수'…종합 전장회사로 거듭나는 LG그룹

입력 2020-12-23 15:27  

구광모 회장 '승부수'…종합 전장회사로 거듭나는 LG그룹
LG전자 그린뉴딜 떼내 세계 3위 부품회사와 합작사 설립
자동차 배터리-부품-인포테인먼트 시너지 기대…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LG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및 전기장비(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자동차에 점차 많은 전기·전자부품이 탑재되고 있는데 그룹의 주력인 전자·부품 개발 능력을 응집해 전장사업을 미래 캐시카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23일 LG전자[066570]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회사의 성장동력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LG그룹은 LG화학[051910]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011070], LG전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어 현재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LG전자의 전장사업은 경쟁사에 비해 시작이 다소 늦은 편이다. 2013년 5월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회사인 V-ENS 인수를 시작으로 그해 7월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초기 수익원 발굴과 시설 투자 등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VS사업본부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LG전자는 그럼에도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고, 2018년 8월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하며 자동차 램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런 노력으로 LG전자의 VS사업부는 올해 3분기부터 매출 성장률이 고정비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내년 3분기부터는 VS부문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이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지원, 육성한 결과다.
LG전자가 이번에 VS사업부문의 그린뉴딜을 떼어나 별도 합작회사로 만드는 것도 흑자 전환기를 맞아 전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금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측은 내년 7월 설립하는 신설법인은 이르면 2022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을 완성하면서 전장사업에 대한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Jaguar Land Rover)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유럽 비영리 자동차 심사단체 오토베스트로부터 최고 커넥티드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설법인은 앞으로 자동차 모터와 인버터 등 부품 포함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부터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까지 망라하면서 전기차 시대에 선두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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