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환대' 속 멕시코 도착…24일 의료진 접종 개시
칠레·코스타리카도 24일부터 접종…아르헨은 러 백신 승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50만 명 가까이 숨진 중남미에도 백신이 상륙했다.
23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실은 벨기에발 화물 항공기가 도착했다.
중남미 국가에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 정부가 애타게 기다리던 백신은 그야말로 'VIP급' 환대를 받았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과 호르헤 알코세르 보건장관 등 주요 장관들이 공항 터미널에 직접 마중을 나갔으며, 백신의 수송과 보관을 담당할 군이 공항에서부터 백신을 옮겼다.
멕시코 방송들은 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하는 장면부터 백신을 실은 차량이 군의 호위를 받아 멕시코시티의 군사학교로 이동할 때까지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열띤 관심을 보였다.
멕시코는 오는 24일 수도 멕시코시티와 북부 살티요의 의료기관에서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알코세르 보건장관은 백신 도착을 환영하면서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끝났다는 순진한 믿음을 가져선 안 된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멕시코 정부는 내년 1월 말까지 총 140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이 차례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앞서 화이자와 3천440만 회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했다.
멕시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4만 명, 사망자는 11만9천여 명으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확진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 중미 코스타리카에서도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화이자 백신 첫 물량 1만 회분이 24일 오전 도착한다며 그날 바로 접종이 개시된다고 밝혔다. 칠레도 의료진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코스타리카에도 23일 늦게 약 1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이 도착해 24일 의료 종사자부터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멕시코와 칠레, 코스타리카는 이미 일찌감치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마치고 백신 도착을 기다려왔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실으러 간 항공기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24일 정오께 30만 회분의 백신을 싣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현지 텔람통신은 전했다.
백신 도착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보건당국은 이날 스푸트니크 V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스푸트니크 V 백신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이어 세 번째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도 승인했으나 화이자와는 아직 구매 계약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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