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단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정부를 위한 성탄절 선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유족 단체 '노이 데눈체레모'(Noi Denunceremo)는 23일(현지시간) 로마 지방법원에 관련 소장을 냈다.
소송가액은 1인당 25만9천유로(현재 환율로 약 3억4천841만원)씩 총 1억유로(약 1천345억원)에 달한다.
소송 대상은 주세페 콘테 총리와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주 주지사 등이다.
이탈리아어로 '우리는 고발할 것'이라는 뜻의 '노이 데눈체레모'는 이탈리아에서 인구 10만명당 바이러스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곳 가운데 하나인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의 희생자 유족을 중심으로 지난 4월 설립된 단체다.
이 단체는 정부가 적절하고 신속한 코로나19 방역 조처를 수립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해왔다.
이 단체 회장인 루카 푸스코는 성명에서 "당연히 해야 했을 일을 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성탄절 선물"이라고 일갈했다.
이번 민사 소송은 형사 고발에 이은 후속 조처 성격이다.
앞서 현지 검찰은 '노이 데눈체레모'의 고발장을 토대로 콘체 총리를 비롯한 방역 책임자의 직무유기 또는 과실치사 혐의 등을 수사했으나 정책적 판단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23일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4천522명, 사망자 수는 553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199만1천278명, 7만395명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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