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 기대도…WSTS "내년 반도체 8.4% 성장"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정부와 국내 전망기관들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3% 안팎으로 보는 가운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성장세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면 소비가 주춤하겠으나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에는 경기 부진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나온다고 봤다.
그러나 전국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여파나 거리두기 3단계 상향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할 경우 3%대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7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 하반기 중 백신 상용화를 전제로 2021년 한국의 실질 성장률이 3.2%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다만 이 전망치는 거리두기 조치가 상향될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상향되는 것은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추가 하방 리스크가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3.0%), 한국개발연구원(KDI·3.1%) 역시 3%대 성장 전망을 내놨으나 연말 강화된 방역지침이나 거리두기 상향 조정 가능성은 반영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 겨울 스포츠시설 운영 중단, 해돋이 명소 폐쇄를 골자로 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12.24∼2021.1.3)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리두기 3단계보다 크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외식 등 대면 서비스 소비에는 타격을 주겠지만 백화점·대형마트 '셧다운'은 포함하지 않아 기타 민간소비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연말 방역지침이 경제에 주는 악영향은 거리두기 3단계만큼 강력하지는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상당히 긴 기간 적용되고 최근 확진자 증가세 추이도 가파르기 때문에 내년 3%대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경제전망을 하면서 코로나19가 내년 중반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성장률이 2.2%로 하락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대로 백신이 보편화되거나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경우 성장세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데다 한국도 내년 상반기부터 백신을 들여올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접종 채비를 마쳤다.
백신 보급에 따라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상도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내년 초반부터 점차 진정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3.8%까지 뛴다고 설명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호조도 경기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반도체 매출이 올해보다 8.4%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반도체 매출 증가율(5.1%)을 웃도는 수치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생산활동 정상화 과정이 더뎌 수입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한국 수출은 우려보다는 양호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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