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여파 안 왔는데…미국 입원환자 26일째 10만명 웃돌아
'변이' 영국 새확진자 첫 4만명대…스페인 누적사망자 5만명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성탄절 연휴 여파에 변이된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날 기준 11만8천720명으로 26일 연속 10만명을 넘었다.
특히 캘리포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주는 이날 입원환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환자가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 등은 중환자실(ICU) 병상이 동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처럼 나쁜데도 전문가들은 '최악의 순간'이 남았다고 지적한다.
'성탄절 여파'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성탄절 일주일 전인 18일부터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까지 미 전역 공항에서 약 890만명이 검색대를 통과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128만4천599명이 검색대를 넘어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공항 이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탄절을 맞아 여행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현재 1천905만5천여명이며 하루 20만명 안팎의 새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대규모 접종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며 접종 시작일을 'V-데이'(승리의 날)로 지칭하기까지 했던 영국은 변이의 등장에 일격을 맞은 모습이다.
이날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4만1천385명으로 집계돼 지난 3월 팬데믹 사태 시작 이후 처음 4만명을 넘었다.
기존 최고치(이달 23일 3만9천여명)보다 2천여명 많은 것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진 이유는 전파력이 70%나 더 센 변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국이 영국발 항공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등 빗장을 걸어 잠갔지만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코로나 사망자가 298명 증가해 누적 사망자가 5만명(5만122명)을 넘었다. 서유럽 국가들 중 누적 사망자수가 5만명을 넘은 것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에 이어 네번째다.
독일은 전날 1만976명의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환진자가 165만1천834명이 됐다.
또 사망자는 348명 늘어나 3만126명으로 3만명을 초과했다.
독일의 하루 확진자와 사망자는 전주에 견줘 급감한 것이다.
다만 성탄절 연휴에 검사가 줄었고 지자체의 통계보고가 일부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독일에선 일부 요양원이 거주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탈리아도 독일처럼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전보다 줄었다.
실제 이탈리아의 전날 신규 확진자는 8천913명으로 지난 10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1만명을 밑돌았다.
신규 확진자 감소는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 '고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 봉쇄를 시행한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루 5만9천여건밖에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가 검사 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확진율이 15%에 가까워 일일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 31개국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천624만7천여명과 40만3천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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