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카트만두서 가두행진…"의회 회복까지 시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집권당 내부 갈등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네팔에서 정부의 의회 해산 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30일 카트만두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집권당 반대파 지지자 등 수만명이 전날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가두행진을 벌이며 K.P. 샤르마 올리 총리의 퇴임과 의회 해산 결정 취소를 요구했다.
락스만 람살 지방의회 의원은 "우리는 총리의 비헌법적 행위에 대해 항의한다"며 "의회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수만명이 운집했지만, 시위 자체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돌발 사태를 막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은 시위대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규모가 1만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앞서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은 20일 올리 총리의 요청에 따라 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
올리 총리는 여당인 네팔공산당(NCP) 내 라이벌인 푸슈파 카말 다할 전 총리와 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정당을 이끌다가 2017년 총선에서 연합해 집권에 성공했지만 이후 당권 등을 놓고 대립해왔다.
의회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다할 전 총리 측 등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고 시위도 발생했다.
네팔공산당 중앙위원인 비슈누 리잘은 "총리는 의회와 당 중앙위원회 내에서 과반 세력을 잃었다"며 "그는 당내에서 타협하는 대신 의회 해산을 결정했다"고 비난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원수 직을 수행한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27명의 총리가 선출돼 총리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총리 교체가 잦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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