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데이터 분석 전문 'FTI컨설팅'과 계약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미국 뉴욕 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기업 관련 수사를 위해 범죄 수사 회계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러스 밴스 지검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검 수사팀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 측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의 성관계를 주장한 여성 2명에게 입막음용으로 거액을 준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맨해튼 지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보험·세금 사기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밴스 지검장은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금융 전문 자문회사인 FTI컨설팅(FTI Consulting)과 계약했다.
맨해튼 지검은 이 회사 소속 회계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부동산 거래 중 불법은 없었는지와 그의 회사가 유리한 금리와 세금 감면 혜택을 얻으려고 특정 자산의 가치를 조작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자산을 부풀려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FTI컨설팅은 전 세계 공공·기업 부문에 다양한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업의 안내 책자에는 "우리는 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범죄 과학 수사, 조사, 데이터 분석 및 소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쓰여있다.
밴스 지검장이 고용한 전문가들은 이미 트럼프의 기업이 받은 대출 자료를 검토했으며 재판에서 검찰을 위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제공인부정조사관협회(ACFE)의 제이슨 저클 조사관은 민주당원인 밴스 지검장이 전문회사의 조언을 받음으로써 트럼프 관련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맨해튼 지검과 FTI컨설팅, 트럼프 기업 측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절했다.
맨해튼 지검은 지난해 8월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의 8년 치 납세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트럼프 측과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 맨해튼 지검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래하는 은행, 보험사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 거액을 빌려준 도이체방크와 보험중개회사 에이온이다. 도이체방크는 주요 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1990년대 후반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억달러의 거액을 대출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