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외무부 "사고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들 사법 조치해야"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이승민 기자 = 올해 1월 이란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의 희생자 유족에 각각 15만 달러(약 1억6천만원)를 배상하기로 했다고 국영 IRNA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내각은 이런 내용의 배상안을 이날 의결했으며 되도록 신속히 유족에게 직접 배상금을 전달하겠다고 발표했다.
IRNA통신은 유족에게 금전적으로 배상했다고 해서 여객기 격추의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와 형사 소추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비극의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 조치가 이뤄진 뒤 국제적인 관행에 따라 회담을 통해 보상금을 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레 니콜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초기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항공기가 격추된 상황에 대한 기술 보고서 초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고한 사람들의 운명에 대해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은 특히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긴장 속에 발생했다.
올해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 12분께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실수로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