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한층 맑아진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에 엄청난 수의 숭어떼가 출현해 관심을 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베네치아 석호 인근의 페랄리강(Rio dei Ferali) 등에서 수천 마리의 숭어 떼가 목격됐다.
12월에 베네치아 강에 숭어가 유영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많은 숭어가 떼를 지어 출현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현지 환경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부른 '역설'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봉쇄로 사람의 발길과 수상 교통이 대폭 줄면서 수질이 개선되는 등 생태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낚시 활동이 크게 감소한 것도 개체 수 증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매년 가을·겨울철 조수 상승으로 베네치아를 물바다로 만드는 아쿠아 알타(Aqua Alta)를 막고자 건설한 해상차단벽 '모세'(MOSE)의 영향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78개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된 모세는 평상시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일정 수위 이상의 조수가 예보될 때 수면 위로 솟아올라 바닷물 유입을 막는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년간의 긴 공사 끝에 올 상반기 완공됐으며, 지난 10월부터 실전 가동됐다.
전문가들은 모세의 존재가 해류 변화를 초래해 어류 활동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네치아 카 포스카리대에서 환경과학을 연구하는 파비아 프라노비 교수는 "가동된 지 두 달밖에 안된 모세를 그 원인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모세가 어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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