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확실성 지속…새해 내수·수출 '험로'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새해에도 중소기업들의 시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업원 수 50~299명의 중소기업도 주 52시간제를 지켜야 하는 데 일부 기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중소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 중소기업도 주 52시간제…"납기 맞추려면 지키기 힘든데"
부산에서 조선업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주 52시간제를 놓고 걱정이 앞선다.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계도기간이 작년 말 종료됨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는 중소기업도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을 받는다.
A씨는 "주 52시간제는 좋은 정책이고 찬성하지만, 산업별 현장 특성을 고려해 시행해야 한다"며 "옥외에서 일할 때가 많은데 비 오는 날 일을 못 하면 납기를 맞추기 위해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세계 1위인 것은 품질과 성능이 우수하기도 하지만 납기를 맞추니 외국 바이어들이 중국보다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중소기업은 여전히 현장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근무시간의 탄력적 운용을 요구했다.
특히 옥외 작업이 많은 업종은 장마철, 혹서기, 동절기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연간 작업 가능 기간이 6개월 정도에 그친다며 법 준수가 어렵다고 말한다.
중소기업계는 주조·용역 등 뿌리산업과 조선·건설 업종만이라도 계도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여전히 주장한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려면 현행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꾸고 인력을 더 충원해야 하지만 취업 기피로 인력난도 심한 편이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이 52시간제 시행을 위해 직원을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한다"며 "한시적으로라도 근로시간 감축에 따른 급여 감소분을 지원해 주면 중소기업의 부담이 줄어 추가 고용의 동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돼 그나마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이다.
◇ 새해 벽두부터 어두운 중소기업 경기·수출 전망
코로나19 유행과 미중 무역 갈등 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새해 시작부터 중소기업 경기 전망 또한 어두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천150개를 대상으로 1월 업황 경기전망지수(SBHI)를 조사한 결과 전달보다 7.0포인트 떨어진 65.0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중기중앙회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41.4%는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들이 내수와 수출의 동반 위축으로 대기업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해도 중소기업이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올해 중소기업 경기는 K자형 회복을 전망하는데 혁신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뒤처져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화와 업종 전환이 쉽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