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세계 첫 승인한 영국, 접종간격 늘려 대상 확대

입력 2020-12-31 10:30  

코로나 백신 세계 첫 승인한 영국, 접종간격 늘려 대상 확대
'3∼4주 간격 2회 접종' 에서 '12주 간격 2회'…"1차 접종 늘려 보호막 넓게"
의학계 "효능 기간 시험 데이터 부족"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잇따라 승인한 영국이 백신 접종 방식까지 변경하면서 백신 접종 '속도전'에 나서기로 해 의학계 및 전 세계 보건당국이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함께 개발한 백신을 세계 최초로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리면서 백신 접종 방식도 변경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뿐 아니라 화이자 등 코로나19 백신은 통상 1회차 접종을 한 뒤 3∼4주 뒤 2회차 접종을 해야 하지만 1회차와 2회차 접종 사이의 간격을 12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회차 접종을 지연시키는 대신 최대한 더 많은 사람이 1회차 접종을 받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정부에 백신 접종 우선순위 등에 관한 권고를 하는 영국 백신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 위원회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 1회차를 우선 접종하도록 전략을 바꿀 것을 영국 정부에 조언했다.
최근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4∼5만명대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는 비상 상황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영국에서는 특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가 한계 수준을 넘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NYT는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전략 수정에 대해 "영국이 세계 다른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접종 전략에서도 탈피했다"면서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불확실하지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실험의 선봉에 섰다고 평했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뿐 아니라 이미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 백신에 대해서도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할 예정이다.
2회차 접종을 미루는 대신 1회차 접종 대상을 늘리게 되면 백신 접종 대상이 지금의 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영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효능인데, 일부 과학자들은 개개인으로 본다면 이른 시일 내에 2회차 접종을 모두 받는 것이 좋겠지만 사회 전체로 본다면 1회 접종을 통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부분적으로나마 바이러스 보호막을 제공하는 것이 더 유익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NYT는 전했다.
하버드대 유행병학자인 마이클 미나는 "(백신을 모두 풀어)정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느냐, 아니면 2회 접종을 위해 백신들을 냉장고에 묵혀두느냐에 대한 문제"라며 "개개인이 아닌 인구 전체 레벨로 본다면 (백신을 더 많이 푸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1회차 백신 효능 지속 기간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미 1회차 접종과 2회차 접종 간격을 최소 9주로 늘리는 실험을 이미 진행했으며 이 경우 1회차 접종의 효과는 73%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실험의 데이터 부족 문제 등을 여전히 지적하고 있다.
또 무엇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이나 고령층에 하루라도 빨리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화이자 측도 30일 "1회차 접종 효능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2회차 접종 시기, 즉 '1회차 접종 이후 3주 뒤'라는 시점 이상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질병에 대한 최대한의 보호를 위해 2회 접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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