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경영자는 왜 은밀히 미승인 중국 백신 맞을까

입력 2021-01-01 14:34   수정 2021-01-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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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 경영자는 왜 은밀히 미승인 중국 백신 맞을까
마이니치 "경영자와 가족 등 18명 시노팜 백신 접종"
"코로나19 감염되면 경영자로서 용서받을 수 없어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중국에서 제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승인 백신을 일본 대표 기업의 경영자가 은밀히 맞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이 제조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백신을 중국 공산당 간부와 가까운 중국인 컨설턴트가 들여와 접종을 희망하는 일본 대기업 경영자에게 제공했다.



마이니치는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에 있는 이 중국인의 사무실을 방문해 중국산 백신을 맞은 일본인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명단에는 남녀 18명의 이름과 기업명 등이 기록돼 있었고, 이들은 모두 금융회사, 전자제품 생산업체, IT 기업 등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그 가족 및 지인이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최고경영자의 이름도 있었다고 한다.
작년 11월 7일 이 백신을 처음 맞은 남성은 평생에 걸쳐 대기업을 일군 기업가였고, 이 남성이 접종해 안전성이 증명된 셈이라고 중국인 컨설턴트는 마이니치에 밝혔다.
이 중국인은 작년 9월 중국 공산당 간부로부터 "우리나라 제약회사와 협력해 일본에서 중국 백신의 지지를 넓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제약회사에서 백신을 받아 공급했고, 접종은 병원 등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기업 경영자들이 아직 정부가 최종 승인하지 않은 중국산 백신을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11월 22일과 12월 19일 부인과 함께 2회에 걸쳐 이 백신을 맞은 금융회사 사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자기 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기업 경영자로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월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우선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그 전에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는 설명인 셈이다.



중국산 백신을 소개한 중국인 컨설턴트는 새해에는 "나가타초(永田町)에도 얼굴을 비출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가타초는 국회와 수상관저가 있는 곳으로 일본 정계를 의미한다.
마이니치신문은 자신이 사용할 목적이 아닌 용도로 해외에서 백신을 들여오는 것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측이 백신을 지렛대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의약품 당국은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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