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한국금융연구원은 3일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 경쟁에서 지면 금융상품의 단순 제조자로 전락할 수 있으므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서 연구위원은 "올해도 국내 은행의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채널 경쟁으로 고객이 이탈할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종합지급결제업을 영위함으로써 기존 국내 은행 판매 채널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또 올해는 오픈뱅킹의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금융권의 디지털 채널 경쟁도 본격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자사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의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며 "마이데이터 산업에 진출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훌륭한 대응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 연구위원은 또 은행들이 올해 일부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수도 있고, 대출 만기 자동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같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종료로 대출 부실화를 겪을 위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의 올해 4월 시행으로 규제 비용도 늘 수 있고, 0%대의 초저금리 유지로 순이자마진(NIM)이 다시 최저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 지난해 3분기 은행 NIM은 1.40%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42.9%(2조1천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2조1천억원에서 10조3천억원으로 줄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11%에서 6.27%로 하락했다.
서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11월부터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내수 시장이 다시 급격히 위축된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의 반등은 없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올해는 은행 경영에서 신용 위험과 규제 위험이 부각될 것이므로 관리가 필요하다"며 "초저금리 시대에는 이자 이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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