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명보 공개 지적…'인터뷰 거부·취소 잇달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매체 명보가 홍콩언론의 중국 본토 취재가 어려워졌다면서, 이는 중국의 '대외 개방 확대' 방침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3일 '중국은 더 개방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 본토에서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을 인터뷰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으며 홍콩 매체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최근 중국 본토에서 진행하려던 인터뷰가 예기치 못한 일들로 지장을 받는 일이 많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장기간 교섭을 통해 성사시킨 인터뷰가 당일 취소되거나 기껏 인터뷰한 후에 이를 철회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어렵게 인터뷰를 잡아도 다른 쪽에서 '국경 밖'을 뜻하는 "경외" 매체의 기자라는 이유로 우려를 표하거나, 간단한 인터뷰조차 까다로운 조건을 많이 요구하고 나서는 경우들이 벌어졌다고도 했다.
이어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인터뷰를 하기도 전에 힘을 소진해버리는 데다 심지어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중국은 홍콩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다스리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과 홍콩 사이 경계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홍콩 매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해외 매체와 똑같이 대우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명보는 "한때 중국 본토인들에게 홍콩 매체는 외부세계를 바라보는 창이었고 정의를 수호하는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많은 본토인이 홍콩 기자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본토인들은 홍콩 매체에 대해 해외 매체 기자를 믿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명보는 "지금도 여전히 중국 당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믿으면서 홍콩 매체에 이를 고발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매우 극소수"라면서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벌어져 속수무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관리와 시민들이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을 일종의 '정치적 올바름'의 표현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외 매체 기자들은 중대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당국자나 인터뷰 대상자로부터 역으로 질문을 받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전했다.
명보는 중국 관료들이 새해를 맞아 개방을 강조한 만큼, 해외 매체에 대해서도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정보의 장벽은 개방정책에 부합하지도 않고 국제기준을 따르겠다는 중국의 노력도 방해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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