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수 역대 최다였지만 경영 성과는 부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의 생산과 수출이 작년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배포한 '2020년 자동차산업 결산 및 2021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과 수출은 작년에 비해 각각 8.8%와 20.6% 증가하고, 내수는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IHS마킷 통계를 인용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9% 증가한 8천34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수요는 15% 감소한 반면 전기차 수요는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9년까지 증가 추세였던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작년 세계 자동차업계의 연구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올해는 작년에 비해 12%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역대 최다 내수 판매를 기록했지만, 고용 등 경영 성과는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작년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국산 자동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163만대, 수입 자동차는 8% 증가한 26만5천대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완성차업계의 신차 출시가 수요를 견인해 코로나19와 노사갈등 등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영 성과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자동차 및 트레일러와 기타 운송장비' 업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신차 수요 감소로 수출 물량이 189만대에 그치면서 생산도 줄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354만대로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작년 6월 말 기준 자동차 부품 산업의 고용은 2017년 말에 비해 1만9천233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또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 4위를 차지했지만, 국내에서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차 수요 증가 기여도는 99.6%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둔화 등으로 인해 자동차 부문의 CO2 배출량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인식 하에 기존 인력 재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전기동력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하부 구조를 구축해 새로운 수출 전략 품목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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