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은 1회분만 접종해도 90% 효과"
전문가들 "변이바이러스 출현 속 추가 변형 우려"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퇴치할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해 물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백신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기 위해 우선 1회분만 접종을 하는 전략이 시행되고 있다.
1회분만 접종해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방어가 상당히 되기 때문에 먼저 1회분을 접종하고, 2회분은 기존 접종법대로 4주 후에 접종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백신 공급이 충분해지는 12주 후로 미룬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기존 접종법대로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대신 우선 1회만 접종하고, 충분한 백신이 확보되는 12주 후까지 두번째 접종을 미루는 전략을 시행 중이다. 백신의 접종간격을 기존 4주에서 12주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백신 전문가들은 1회분만 접종해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방어가 상당히 되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독일 등 유럽연합(EU)도 이 전략을 채택한다면 백신 접종 속도를 2배로 높일 수 있다.
베를린 샤리테병원의 라이프-에릭 산더는 "두 번째 접종은 반드시 하는 게 맞지만, 면역효과에 대한 연구자료를 보면, 꼭 기계적으로 2주나 3주 후 두 번째 접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두 번째 접종을 6주 후에 한 연구사례도 있고, 면역학적으로도 두 번째 접종을 늦게 한다고 해서 부작용이 있다는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 모더나 백신의 경우 1회분을 접종하고 2주 후에는 효과가 90%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유사한 구조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의 경우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반면 스위스 겐프대 바이러스학자 이자벨라 에케를레는 트위터에 "영국에서 감염성이 더 높은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한 상황에서 이런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접종 전 확진자 수를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폴 비니아즈 미국 뉴욕 록펠러대 바이러스 학자도 트위터에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한 상황에서 1회분만 접종하는 전략은 끔찍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변이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으로 압박이 심해진다면 새로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내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영국의 1·2회차 접종간격 연장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현행유지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샤리테 병원의 산더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큼 변형이 쉬운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면서 "면역체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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