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내전 기간 살인, 강간 심지어 식인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무장단체를 이끈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반군 지도자가 프랑스 사법당국에 붙잡혔다.
프랑스 당국은 1998∼2003년 콩고 제2차 전쟁 당시 RCD-N을 대표한 로제 룸발라(62)를 "반인륜적 범죄 공모" 혐의로 지난달 29일 파리에서 체포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4일 보도했다.
당국은 2000∼2003년 민주콩고 북동부 이투리주와 오트우엘레주에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 혐의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트우엘레에서 활동했던 한 운동가는 "무기와 돈을 갖고 있었던 룸발라는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잔인한 군대와 정부를 거느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끌었던 무장단체는 피그미족을 고문하면서 피를 빨아먹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유엔은 해당 단체의 인권 침해 사례를 정리한 보고서에서 식인 풍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술했다.
2004∼2005년 민주콩고 과도정부에서 대외무역장관을 맡았던 룸발라는 2006년 대통령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패배했다.
이후 룸발라는 민주콩고에서 2011년 반군 M23과 결탁해 반역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2012년 9월 프랑스에서 난민 자격을 얻으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민주콩고와 프랑스를 오가며 정치활동을 해왔던 룸발라는 프랑스 사법당국이 자신의 뒤를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파리에 왔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외국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 용의자를 기소할 권리를 가진 프랑스 사법부는 2016년 12월 룸발라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룸발라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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