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의 개인신용정보 제공받는 방안 검토중…"데이터 독점 규제해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중국 규제당국이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의 앤트그룹이 축적한 소비자 신용 데이터를 내놓게 만들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로 방대한 양의 중국 소비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은 인민은행이 운영하는 범국가적 신용정보 시스템에 앤트그룹의 데이터 제공을 의무화하거나, 인민은행이 사실상 지배하는 신용등급 회사에 앤트그룹의 정보를 공유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국무원 산하 반독점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WSJ에 "데이터 독점을 어떻게 규제할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마윈이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통제하려는 정부의 목표보다 개인의 사업 이익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윈이 지배주주로 있는 앤트그룹이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전자결제 앱 알리페이를 통해 확보한 어마어마한 개인정보를 통해 중국의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누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앤트그룹이 중국인 5억명의 대출을 알선하고 100여개 상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개인들의 채무불이행 리스크 대부분을 은행 측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 당국은 앤트그룹이 마치 은행처럼 대출 영업을 하는 관행뿐만 아니라 소비자 신용 데이터를 독점하는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중국의 이런 시도는 페이스북과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이용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관행을 규제하려는 미 의회의 노력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의 '파이코 스코어'와 유사한 자체 신용점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마윈은 개인 신용정보 공유와 관련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당국의 분노를 샀다.
WSJ에 따르면 앤트그룹이 2015년 자체 신용점수 시스템을 구축한 지 3년 뒤 인민은행도 개인 신용정보회사를 만들어 앤트그룹과 텐센트 등 관련 기업들을 초청, 고객 신용데이터 공유를 요청했으나 앤트 측의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특히 마윈이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의 금융 정책을 공개 비판하자, 분노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취소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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