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권서 전통산업 밀려나…높은 주가 용인 배경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6일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는 신기술 성장산업의 부상이 있었다.
기존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더불어 바이오 및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이 시가총액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코스피의 '리레이팅'(재평가)를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10위 안에 드는 종목 중 2개가 교체됐다.
포스코, 삼성물산이 10위 밖으로 밀려났고, 이들을 대신해 삼성SDI, 카카오가 입성했다.
2차전지가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삼성SDI는 18위에서 7위로 수직 상승했고, 카카오는 비대면 대표주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22위에서 9위 자리에 올랐다.
이미 톱 10에 포함돼 있던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셀트리온 등과 같은 배터리·바이오·인터넷 대표주도 코스피 3,000선 돌파를 이끈 일등 공신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새로운 기업들이 높은 성장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증시를 이끄는 핵심 주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종도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을 서두르며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스피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대면 시대 전환에 따른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로 외국인 자금을 대거 끌어들이며 한국증시의 새로운 시대 도약을 뒷받침했다.
통상 성장주들은 경기순환주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편이다.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더라도 미래 성장 가치를 기대해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을 쳐준다는 의미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산업구조, 특히 코스피 상위권 기업에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 바이오, 비대면 등 의미 있는 성장주들이 포진하고 있다"며 "10~20년 전의 조선·철강 등에 비하면 확연히 달라졌고 나아졌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상위사들의 구성이 바뀌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삼성을 애플, 현대차를 테슬라, 카카오를 페이스북의 평가가치에 견줘서 보면 국내 증시 업사이드는 어마어마하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들은 지난 10년간 아마존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용인해온 자본들"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주도주는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기업들"이라며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업종 포트폴리오 구성이 매력적인 게 강세 지속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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