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이기주의' 비판에 진화 나서
수주내 이웃나라부터 수출 계획
"백신 첫 보급은 다음 주"…2만9천개 콜드체인 거점 확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당분간 수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한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관련 보도 후 '백신 이기주의'의 현실화 우려가 제기되자 당국이 직접 수습하는 모양새다.
6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라제시 부샨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도 연방정부는 어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수출도 금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틀림없이 확실하다"며 여러 부처에 알아본 결과 어느 곳도 수출금지 관련 조처를 한 곳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BBC방송에 "백신 보급 시작 후 2주 이내에 남아시아 이웃 나라부터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며 수 주 내로 수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도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과 자국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등 두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현지 업체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을 맡고 있다. '세계의 약국'으로 불리는 인도는 세계 최대 복제약 수출국이자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한다.
세계 최대 백신 제조 회사인 SII는 승인에 대비해 이미 5천만 도스(1도스=1회 접종분)를 생산해뒀다. 3월까지 월 1억 도스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아다르 푸나왈라 SII CEO의 3일 외신 인터뷰가 백신 수출 금지 관련 논란을 일으켰다.
푸나왈라 CEO는 인터뷰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때 인도 취약층 접종분 우선 확보를 위해 당분간 백신을 수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SII에서 생산하는 백신은 향후 2개월간 수출 대신 인도 당면 수요를 맞추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인도가 백신 이기주의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결국 인도 당국 고위 관계자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푸나왈라 CEO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혼란이 있었다"며 "(코로나19) 백신 수출은 모든 나라에 허용된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시작할 방침이다.
부샨 차관은 "백신 사용 승인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보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에 대한 승인 발표가 3일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13일 이전에 백신 보급에 돌입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도는 현재 전국에 약 2만9천개의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뭄바이, 첸나이 등 인도 내 4곳의 주요 저장소를 기반으로 각 주 37개 보관소를 거쳐 백신을 배포할 방침이다.
인도 정부는 '코-윈'(Co-WIN)이라고 불리는 코로나19 디지털 플랫폼에 의료진 등 최우선 접종 대상자 3천만명의 명단도 업데이트한 상태다.
한 때 10만명에 육박했던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확산세가 완화됐다.
전날 보건·가족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 수는 1천35만6천84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 수는 200명 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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