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마자 애리조나州 결과 이의제기…공화의원 "헌법요건 따르지 않아"
매코널 "뒤집기는 민주주의를 죽음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 눈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11·3 대선 결과를 최종 인증하기 위해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하원 합동회의는 예상대로 공화당의 이의제기로 토론 절차에 들어갔지만, 시위대 난입으로 1시간 남짓 만에 중단됐다.
불복을 예고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경합주(州)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같은 당 상원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의회가 뒤집는 것은 민주주의의 파괴라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양원 합동으로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회의는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공동으로 주재했다.
회의 직전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자신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일방적으로 폐기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인증 거부를 하라고 자신에게 압박한 것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다만 그는 의원들이 이날 회의에서 이의제기 등 어떤 견해도 밝힐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회의가 시작되고 각 주 선거인단을 인증하는 과정에서 경합주 중 한 곳이었던 애리조나 차례가 되자 공화당의 폴 고사(애리조나) 하원의원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부여된 선거인단 합산을 반대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이 별도 토론·투표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요건인 상원의원의 동참 여부를 물었고, 같은 당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동조 의사를 밝혔다.
의회의 선거인단 최종 인증 합동회의에서는 상·하원 의원 각 1명 이상이 특정 주의 선거 결과에 이의제기를 하면 상·하원이 별도 토론과 표결을 한다. 양원 모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해당 주 선거인단 집계를 제외할 수 있다.
토론 첫 발언자로 나선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선거인단 선택을 위한 헌법상 요건을 따르지 않은 많은 주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했고, 뒤이어 민주당의 조 로프그렌 하원의원은 "오늘은 미국 민주주의의 갈림길"이라고 맞섰다.
특히 상원 토론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대선 결과 뒤집기는 민주주의를 '죽음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자당 의원에게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36년간 상원에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중요한 투표"라며 "우리가 그것을 무효화한다면 우리 공화국을 영원히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소송을 지금껏 지지해왔다며 "하지만 선거 전체를 뒤엎을 대규모 불법성이 증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이 발언을 위해 연단에 서자 양당 의원들이 기립해 큰 박수를 치는 '기현상'도 연출됐다. 래스킨 의원은 지난주 하버드대 로스쿨을 다니던 아들을 잃었다.
더힐은 "여야가 대선 결과를 놓고 격돌하는 와중에 예의를 지킨 보기 드문 순간이었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별도 토론이 진행되던 중 인근에서 불복 집회를 열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의사당이 전면 폐쇄되고 회의는 중단됐다.
시위대는 의사당 회의장까지 진입했고, 구내에서 총격이 발생해 한 여성이 중태에 빠졌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복 집회에 참석해 승복과 포기가 없을 것이라며 펜스 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반려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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