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제재 여파로 화웨이(華爲)에서 떨어져 나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중국명 룽야오·榮耀)가 미국 퀄컴으로부터 5G 반도체 칩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7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아너가 퀄컴과 5G 반도체 칩 거래를 추진 중이며 이르면 5월 퀄컴 칩을 탑재한 새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 강화로 화웨이는 작년 9월부터 세계의 거의 모든 반도체 부품을 구매할 수 없게 돼 큰 사업 위기를 맞았다.
이에 화웨이는 협력사와 판매상들을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분사해 광둥성 선전(深?)시 당국이 주도해 설립한 즈신(智信)신정보기술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아너가 이제 화웨이와는 다른 법인이어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이에 관한 미국 정부의 공식 '해석'이 나온 적은 없다.
미국 정부의 제재가 화웨이의 첨단 5G 기술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위주로 만드는 아너를 굳이 추가 제재 대상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너 매각으로 한때 삼성전자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위상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작년까지 화웨이의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아너 제품 비중이 약 25% 수준이었다. 아너 브랜드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가량이다.
중국 시장을 석권한 화웨이라는 후광을 떼어낸 아너의 독자 생존 여부도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제재의 충격으로 화웨이와 아너가 주춤한 사이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운 샤오미(小米)가 약진하고 있다.
또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손을 뗐던 레노보와 ZTE도 다시 스마트폰 제조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등 중국 업체 간 경쟁도 다시 격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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