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자투표 중단 촉구…"미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 나타날수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의사당 난동 사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사당 난동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미국 대선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이미 폐기된 주장을 거듭하면서 또다시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도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는 않은 채 "미국 대선에 많은 부정이 있었으나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15일에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미-브라질 동맹 관계의 지속과 전 세계의 주권과 민주주의·자유 수호,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경제·통상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재 시행되는 전자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22년 대선을 전후해 미국보다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자투표가 부정선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2018년 대선에서 부정이 없었다면 자신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연방선거법원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브라질에서는 1996년부터 전자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1998년과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8년 대선까지 합치면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6차례 당선됐다.
자신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여러 차례 당선됐으면서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하면 트럼프 대통령처럼 결과를 부정하면서 정국을 극도의 혼란 양상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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