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회 난입사태 뒤 '코로나19 슈퍼전파' 우려

입력 2021-01-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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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회 난입사태 뒤 '코로나19 슈퍼전파' 우려
시위 참가자들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어겨
'회의실 대피' 의원들 감염 우려…공화당 하원의원 확진 판정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량 전파하는 계기가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 코로나19 슈퍼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할 당시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도 준수하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사람들로 가득 찬 실내에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기 때문에 주변 감염 위험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감염학 교수인 앤 리모인은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경고한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어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여름 미 전역에서 벌어진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도 코로나19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그러나 대다수 시위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했고, 시위 장소가 대개 실외였기 때문에 이번 의회 난입 사건과는 차별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감염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미국에서도 나온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상·하원 의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수전 와일드 하원의원은 "한 상임위 회의실에 의원과 보좌진 등 400여명이 대피했는데 이중 적어도 12명가량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면서 "급속히 대피하느라 다들 극도로 흥분된 상태였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불가능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톰 잉글스비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국장은 "의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 제이크 라터너 하원의원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그는 난입 당시 다수의 동료의원과 한 회의실에 장시간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조지프 앨런은 의원들이 대피한 공간이 환기 및 여과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면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몸을 피하느라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의회에 난입했다가 집으로 돌아간 시위 가담자들이 고향에서 추적이 어려운 새로운 바이러스 전파망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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