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5월 초 6만여 명 혈액 채취해 검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최초 보고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감염자의 최소 3분 2가 무증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서 중국 질병통제센터의 연구에 이어 우한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상당한 규모였음을 추정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추가됐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대와 우한 CM랩스 과학자들은 지난해 3월부터 5월 초까지 우한에서 건강한 사람 6만3천100명의 혈액을 채취해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 혈액의 1.68%에서 항체가 발견됐는데, 이는 중국 다른 지역에서 확인된 항체 비율 0.38%보다 월등히 높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인구 1천여만 명인 우한에서 약 16만8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 19일 현재 우한에서 5만300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당국의 공식 발표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당시 코로나19 감염자의 3분의 1만 병원 치료가 필요했던 것이고, 최소 3분의 2는 무증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 7일 '소외 열대성 질환 저널'(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실을 알려주는 IgG 항체와 현재 혹은 최근 감염 사실을 알려주는 IgM 항체 두 가지를 검사했는데, 특히 IgM 항체 비율이 0.46%로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전면 봉쇄 조치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됐다고 알려진 지난해 3월부터 5월 초에 IgM 항체 비율이 0.46%로 나타난 것은, 우한에서 그때도 상당수의 사람이 무증상 감염 상태였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중국 질병통제센터도 우한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상당 규모였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질병통제센터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진정된 직후인 지난해 4월 중순께 우한 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혈액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약 4.4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감염자 수가 약 50만 명에 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건 당국이 발표한 공식 통계보다 10배가량 많은 수치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앓은 뒤에는 통상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가 있다는 것은 해당 질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항체 표본 분석을 통해 감염자 수를 추정할 뿐 조사 결과가 최종 확진자 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질병통제센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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