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힘' 있다고 믿는 검은 예수상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블랙 나자렌(Black Nazarene·검은 예수)' 미사에 최소 40만명이 참가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경찰 추산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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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30분부터 마닐라 키아포 성당에서 15차례에 걸쳐 거행된 블랙 나자렌 미사에는 한 번에 400명만 입장할 수 있었지만, 미사 때마다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 앞으로 몰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검은 예수상을 지켜봤다.
신자들은 그러나 마스크와 얼굴 가림막을 착용한 채 참가했고, 비교적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경찰관 수천명이 배치됐다.
블랙 나자렌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인 1606년 선교사들이 멕시코에서 필리핀으로 옮겨온 십자가를 진 실물 크기의 목조 예수상으로, 당시 선박에서 불이 나 검게 그을렸으나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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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는 이 성상의 신비로운 힘이 건강과 부를 가져다주고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또 1767년 마닐라 인트라무로스에서 키아포 성당으로 이 성상이 옮겨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월 9일 검은 예수상을 앞세우고 키아포 성당으로 7㎞가량을 행진하는 축제를 개최해왔다.
수백만 명이 몰리는 이 같은 행사로 해마다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행진이 취소됐고, 당국은 오프라인 미사 참석 대신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는 온라인 미사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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