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해양과학기술센터가 운용하는 12t급 선박…"파워풀한 보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탑승객 62명과 함께 실종된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를 수색하는 현장에 한국 정부가 지원한 해양탐사 연구선이 투입됐다.
11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우리 해양수산부가 공적원조(ODA) 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원한 해양연구선 아라(ARA)호가 이날 오후 자카르타 북부 항구에 도착, 추락기 수색작업에 합류했다.
62명이 탑승한 자카르타발 칼리만탄(보르네오섬) 폰티아낙행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은 9일 오후 2시36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 4분 뒤 자바해로 추락했다.
수색팀이 동체 파편과 훼손된 시신, 유류품 등을 수거하고 있으며 블랙박스 회수를 시도중이다.
우리 정부는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차관의 긴급 요청을 받고 자바섬 서북부 항구도시 찌르본에 있던 '아라호'를 이날 새벽 4시30분께 자카르타로 출항시켰다.
아라호는 3차원 정밀 수심 측량장비와 해저 지층탐사장비가 탑재된 최첨단 해양연구선으로, 우리 해수부가 인도네시아에서 6억여원을 들여 건조한 뒤 인도네시아 정부에 공여했다.
해수부는 아라호 건조비를 포함해 '찌르본 연안 기초조사 ODA사업'에 50억원을 투입 중이다.
아라호의 운용은 한-인니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가 맡고 있으며, 작년 12월 발리섬 주변 산호초 복원을 위한 해양과학조사에도 참여했다.
아라호를 지휘중인 박한산 한-인니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 센터장은 연합뉴스 특파원과 통화에서 "가슴 아픈 사고이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저탐사를 위한 최점단 기술이 적용된 장비가 탑재된 아라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라호에 탑재된 '멀티-빔 에코 사운더' 장비는 음파를 이용해 3차원 정밀 수심을 측량 하는 장비로, 기존에 사용되던 장비보다 정밀도가 10배 이상 높고, 관측 속도는 2배 이상 빠르다고 박 센터장은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아라호는 본래 해저지형과 지층, 수질 등 해양연구 및 훈련 목적으로 건조된 보트인데, 수심이 얕은 바다연구에 특화 설계돼 있어 수심이 20∼30m인 이번 사고 해역 수색에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박 센터장 등 한국인 2명을 포함해 반둥공대 석사 출신 연구원 등 센터 인력 10여명을 현장 수색 활동에 투입했다.
아라호가 자카르타 북부 항구에 도착한 뒤 사프리 부르하누딘 해양투자조정부 차관이 직접 찾아와 사의를 표했다.
사프리 차관은 "한국 정부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 배는 정말 파워풀한 보트다. 수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호는 현지 해수부, 수색 당국과 협의한 결과 12일 오전 7시30분 사고 해역으로 출항해 동체와 블랙박스 등 탐색을 시작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특히 아라호의 최신 장비로 수집한 데이터를 사고원인 규명, 대책 마련 등 후속조치에 활용하고 싶다며 많은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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