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개인 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거래 비중이 커지는 등 대형주 쏠림 현상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 대형주의 거래대금은 32조9천82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44조4천338억원)의 74.2%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3월 25일(74.7%) 이후 최대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8조3천792억원), 현대차(3조9천192억원), SK하이닉스(1조5천97억원), 카카오(1조4천129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코스피 대형주는 시총 상위 100개 종목을 말한다. 매년 2월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3월에 정기 변경된다. 단 우선주, 신규 상장 종목 등은 제외돼 삼성전자우·SK바이오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시장을 주도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개인의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순매수액은 3조8천29억원에 달해 전체 순매수액(6조2천380억원) 중 약 61.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066570](6천432억원), 현대모비스[012330](3천45억원), SK하이닉스[000660](2천462억원), 셀트리온[068270](2천435억원) 등 다른 대형주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작년에도 개인의 순매수 상위권에 삼성전자[005930](9조5천억원), 현대차[005380](2조6천억), 네이버(2조원), 신한지주[055550](1조3천억원), 카카오[035720](1조2천억원) 등이 이름을 올리는 등 개인 순매수액의 대부분이 이른바 '똘똘한 대표주'로 쏠리는 모습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과거에는 개인 투자자 하면 중·소형주나 코스닥의 작은 종목 등에 투자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며 "그간 미국 증시에서 대형주를 사도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다는 학습효과와 함께 투기성 자금보다는 투자성 자금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작년부터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외국인의 수급도 대형주에 쏠린 점, 애플과의 협력설(현대차)·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삼성전자) 등 호재가 대형주 위주로 잇따르는 점 등이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새해 들어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1.0%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률(9.6%)을 웃돌았다.
다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는 만큼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장중 변동 폭이 170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장기적으로 투자한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레버리지(차입 등을 이용해 투자금을 늘리는 것)를 일으킨다든가 하는 방식의 투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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