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CIA국장에 '베테랑 외교관'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 발탁(종합)

입력 2021-01-12 00:33   수정 2021-01-12 07:36

바이든, CIA국장에 '베테랑 외교관'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 발탁(종합)
'외교경험·러시아 전문성' 평가…인준시 직업외교관 출신 첫 CIA 수장
작년 8월 "트럼프 대선불복·극심한 혼란" 예측하기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이승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윌리엄 번스(64)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국무부에서 33년을 일한 직업 외교관 출신을 CIA 국장으로 발탁한 것은 이례적이다. CNN은 그가 인준되면 국무부에서 평생을 보낸 첫 CIA 수장이 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번스는 세계 무대에서 미국과 국민을 안전하게 지킨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모범적인 외교관"이라며 "그는 정보기관은 당파성이 없어야 하며, 국가에 봉사하는 정보기관 전문가들이 우리의 감사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나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번스는 위협이 미국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고 맞서는데 필요한 지식, 판단,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인은 차기 CIA 국장과 함께 편히 잘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지명자는 로널드 레이건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모두 5명의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 시절 국무부에서 33년간 일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1982년 국무부에 첫발을 들인 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요르단 대사,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러시아 대사를 각각 역임했다.
바이든이 번스를 택한 이유는 외교적 경험,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 능력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전문성 때문이라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그의 중국 경험은 제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성을 추구하는 미 정보기관 수장들을 비판하고 일부는 해고하는 등 정보기관을 정치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번스는 과거 외교관 시절 중동평화협상에 관여해왔고,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되는 과정에서 막후 협상가로 핵심 역할을 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이란의 합의 준수를 조건으로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할 수 있다고 공약했다.

번스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뒤 2014년 은퇴, 현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해온 번스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예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작년 8월 미 매체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트럼프가 지면 정권 이양에 대한 전통적인 초당적 약속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한 뒤 "기껏해야 자신의 패배를 합리화하고 선거를 조작으로 꾸미려는 노력에 사로잡힐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이의를 제기하거나 선거 결과를 훼손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이양 양상은 이전과 매우 다를 것"이라며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honeybee@yna.co.kr,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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