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 등 미국 정국의 혼란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7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5.24포인트(0.6%) 하락한 30,912.73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00포인트(0.84) 하락한 3,792.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3.13포인트(1.46%) 떨어진 13,008.84에 거래됐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과 추가 부양책 논의 등 미 정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대대적인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로 주요 지수는 지난주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4일 '수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 윤곽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레벨 부담도 커진 가운데, 미 정치권의 혼선이 여전한 점이 이날 장 초반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리에서 더 일찍 끌어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거나, 아니면 탄핵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수정헌법 제25조 4항은 대통령이 직무 불능 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때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절차 등을 규정한 조항이다.
새 정부의 출범에 차질을 빚을 만한 사항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등을 두고 공화당과 마찰이 심해질 경우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부양책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가 꾸준하게 상승하며 1.1% 선 위로 올라선 점도 투자자들을 다소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추가적인 통화 완화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다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에 금리의 상승을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단기간 내 채권 매입 정책을 변화시킬 필요는 보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리 상승이 가속하면서 '테이퍼링' 등 연준의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부상하는 중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다만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당면한 미국의 경제 및 보건 상황이 불안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고용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의 여파가 나타났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천만 명도 넘어서는 등 전염병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개장 전 거래에서는 트위터 주가가 약 8%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 영구 중단 조치 등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인 점이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과열된 측면도 있는 만큼 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몇 달간의 강세 이후 현 수준의 증시에서 명백하게 더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 저점 이후 랠리의 대부분은 이제 지나간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중 언젠가는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11% 내렸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13% 내린 51.65달러에, 브렌트유는 1.46% 하락한 55.17달러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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