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억5천만달러 기록…신산업·환경 투자 늘고 소부장은 소폭 감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1% 이상 줄었지만, 6년 연속 200억달러를 넘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FDI가 신고 기준 207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17.0% 줄어든 110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FDI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상반기 큰 폭(-22.4%)으로 감소했으나 하반기에 감소 폭이 2.8%로 줄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FDI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나라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무역투자개발회의(UNCTAD)는 2020년 세계 FDI가 전년 대비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작년 상반기 세계 FDI는 3천990억달러로 전년 동기(7천770억달러)보다 49%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도 6년 연속 200억달러대 FDI를 유치하며 안전한 투자처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FDI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친환경차,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산업 분야 투자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분야의 신고 기준 투자 규모는 84억2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9.3% 늘었으며,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40.6%) 역시 7.6%포인트(p) 커졌다.
이차전지, 의약 등 제조업(28억1천만달러)과 전자상거래, 연구개발 등 서비스업(56억1천만달러)도 신고 기준 투자 규모가 1년 전보다 각각 10.7%, 8.6% 증가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친환경차 부품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투자는 신고 기준 38억1천만달러로 7.0% 감소했다. 다만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4%로 1.2%포인트 확대됐다.
소부장 분야 투자는 상반기에 무려 43.7% 급감했으나 하반기에 30.9%나 증가하며 연간 감소 폭을 완화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수처리, 자원재순환 등 녹색산업 관련 분야의 투자액은 신고 기준 4억8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01.4%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국가 투자가 신고 기준 54억6천만달러로 전년보다 2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신고 기준 투자액이 19억9천만달러로 102.8% 급증했다.
반면에 미국(53억달러)과 유럽연합(EU·47억2천만달러), 일본(7억3천만달러)은 각각 22.5%, 33.8%, 49.1% 감소했다.
UNCTAD는 올해 세계 FDI가 5∼10% 추가 감소하고, 내년 이후에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국 신(新)정부 출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심리 위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K-방역에 따른 안정적인 투자처 인식,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높은 대외신용도 등 긍정 요인과 코로나19 불확실성 지속,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부정 요인이 상존해 올해 FDI 유치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FDI 플러스 전환을 위해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맞춤형 인센티브를 마련해 먼저 제안하는 등 첨단기술 보유 기업의 투자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입지 혜택과 함께 보조금, 부지 이용 특례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첨단투자지구'를 신설하는 한편 온라인 IR 플랫폼 확대 및 투자 애로 발굴·해소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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