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개 시신 가방 이송돼 신원확인 중…韓지원 아라호 수색 합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앞바다에서 62명을 태우고 추락한 여객기 수색이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사고 원인을 규명할 블랙박스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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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은 9일 오후 2시 36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62명을 태우고 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 4분 뒤 자바해로 추락했다.
추락 지점은 자카르타 북부 해상 '천개의 섬' 지역 란짱섬과 라키섬 사이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 수르얀토 쨔이얀토 위원장은 사고 다음 날 "블랙박스 위치를 확인했다. 잠수부들이 회수를 시도할 것이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항공기의 블랙박스는 비행자료기록장치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로 구성되며 사고 시 수색팀이 찾을 수 있도록 신호를 발신한다.
인도네시아 수색팀은 블랙박스에서 송출하는 신호를 잡고, 수색 범위를 좁혔으나 블랙박스가 잔해에 파묻혀 회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수색팀 책임자는 "블랙박스 신호가 발신되는 곳을 찾았지만, 잔해 덩어리 수 톤(t) 아래 묻혀 있다"며 "잠수부들이 잔해를 하나씩 들어 올려 블랙박스를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CNN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SJ182편이 추락한 지점은 수심 20∼25m이다. 수색팀은 잔해 제거를 위한 원격 조종장치를 해저로 내려보냈고, 이날 최소 160명의 잠수부를 번갈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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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공적원조(ODA) 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원한 해양연구선 아라(ARA)호도 수색에 합류했다.
아라호를 지휘하는 박한산 한-인니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 센터장은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오전 7시40분 자카르타 북항을 출발해 사고 해역에 접근 중"이라며 "추락 추정 지점 서남측의 가로, 세로 약 3.5㎞ 수색 임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아라호에 탑재된 '멀티-빔 에코 사운더' 장비는 음파를 이용해 3차원 정밀 수심을 측량하는 장비로, 기존에 사용되던 장비보다 정밀도가 10배 이상 높고, 관측 속도는 2배 이상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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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활동이 계속되면서 신원 확인을 위해 경찰병원으로 이송된 훼손 시신도 늘고 있다.
전날까지 총 74개의 시신 가방이 전달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손가락이 남아있는 시신의 지문을 대조, SJ182편의 남성 승무원인 오키 비스마의 신원을 확인했다.
SJ182편에는 조종사 포함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90분 거리 비행이라 승무원이 이렇게 많이 타는 노선이 아니지만, 이 가운데 6명은 다음 업무를 위해 폰티아낙으로 이동하는 인원이었다.
수색 활동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도 병행되고 있다.
SJ182편은 이륙 4분 뒤 고도 3천322m에서 불과 20여초 만에 바다로 곤두박질쳤고, 수면에 부딪힐 때까지 온전한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조종사는 추락할 때까지 관제탑에 비상사태 선포, 구조 요청 등 아무런 이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B737-500 기종인 사고기는 1994년 5월 처음 등록돼 26년 넘게 운항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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