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대만 당국자 간 접촉 제한이 풀린 후 처음으로 양국 대사급 인사가 제3국인 네덜란드에서 공식 회동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11일 헤이그에 소재한 미국대사관으로 주네덜란드 대만대표부 대표를 초청해 접견했다.
피트 호크스트라 주네덜란드 미국대사는 트위터에서 첸싱싱 주네덜란드 대만대표부 대표와 만났다면서 "오늘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우리 국무부 동료들이 이제 미국 대사관에서 이 활력 있는 민주주의 국가(대만)의 친구들을 맞이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대만 측 첸 대표 역시 트위터에서 미국 대사관을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수교한 이래 미국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양국 간 당국자들의 회동은 대사관이나 정부 건물이 아닌 호텔 등 민간의 비공식 장소로 제한됐었으나 미 국무부는 최근 대만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이런 제한을 해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성명에서 "수십 년 동안 국무부는 우리의 외교관, 군 장병, 다른 공무원과 대만 카운터파트들의 접촉을 규제하기 위해 복잡한 내부 제한을 만들었다"며 "스스로 부과한 이런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은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여기며 대만이 국가간 공식 관계를 맺을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와 대만 대표의 회동과 관련 "미국과 중국의 합의에 따라 미국은 대만과 공식 교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수교의 정치 기초라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합의를 준수해 대만 문제로 농간을 부리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미국이 잘못된 위험한 길을 더 가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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