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구글·유니온 퍼시픽·GM은 여야 구분 없이 중단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을 반대했던 공화당 의원들이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 모금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부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조작 주장과 이에 동조한 공화당 의원들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우선 월마트가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에 반대했던 의원들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 사실상 공화당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월마트 측은 대변인을 통해 "자사 정치 위원회에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인증하는 결과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무기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며 "지난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도 결정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 측은 "해당 결정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검토 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정치자금으로 120만 달러(약 13억1천500만원)를 양분해 공화·민주당에 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디즈니도 성명에서 "의사당에서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진 후 의원들이 단합으로 이끌 기회가 있었다"며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러한 기회를 차버렸다"고 비판했다.
디즈니 측은 "이에 따라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에 반대한 의원들에게는 올해 정치자금을 기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메리어트 호텔과 AT&T, 아마존, 마스터카드, 보험연합체인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 등도 선거인단 투표 인증에 반대한 의원에 정치자금 기부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했다.
JP모건, 구글, 씨티뱅크, 유니온 퍼시픽, 제너럴 모터스(GM) 등은 바이든 당선인 인준에 반대했던 의원뿐만 아니라 의원 전체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
이들 기업은 공화·민주당을 구분하지 않고 정치자금을 기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바이든 당선인의 인준을 막기 위해 의사당을 공격한 이후 기부 전략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메리칸 항공, 코카콜라, 페이스북, 골드만삭스, 홀마크, 힐튼 호텔,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등도 정치자금 기부 자체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 전 대선 조작설을 거듭 제기하며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하자고 선동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의사당 난입 사태 후 재소집된 상·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 147명에 달하는 의원들이 바이든 당선인 인준을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원 중에는 이미 투표에 문제가 없다며 결과를 공식 인정한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를 지역구로 둔 의원도 포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다만 선거 직후는 통상 정치자금 모금 행사가 휴지기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기업들의 결정이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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