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탄핵 찬성' 공언한 4명 외에 표결서 6명 추가로 찬성표
미 언론 "미 역사상 가장 초당적인 탄핵 표결"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10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019년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소추안을 하원에서 표결할 당시에는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번엔 유례없는 의회 폭동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이 반영된 탓인지 공화당에서 10명의 반란표가 나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탄핵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존 캣코(뉴욕), 리즈 체니(와이오밍),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프레드 업턴(미시간), 제이미 헤레라 보이틀러(워싱턴), 댄 뉴하우스(워싱턴), 피터 마이어(미시간), 앤서니 곤잘레스(오하이오), 톰 라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데이비드 발라다오(캘리포니아) 등 10명이다.
공화당 하원 권력서열 3위이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한 체니 의원을 위시해 캣코, 킨징어, 업턴 등 4명의 의원은 이미 탄핵소추안 하원 표결 전날부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 선언한 바 있고, 실제 표결에서는 이들 4명 외에 6명이 추가로 찬성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난 6일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폭동 사건이 미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를 선동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체니 의원은 "미국의 대통령이 대통령직과 헌법에 대한 선서에 대해 이보다 더 큰 배신을 한 적은 없었다"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고, 캣코 의원은 "대통령이 이러한 공격을 선동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 미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킨징어 의원은 "대통령이 서약을 깨뜨리고 내란을 선동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으며, 업턴 의원은 "의회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워야 하고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저해하는 그 어떤 대통령이라도 우리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의원은 "나는 지난 4년간 이 대통령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지해왔지만 이번은 용서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하우스 의원은 "이번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우리가 목격한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고, 발라다오 의원도 "내 앞의 사실만을 기초해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선동적 수사는 비미국적이고 혐오스러운, 분명한 탄핵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하원 탄핵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초당적이었다"며 "대통령이 속한 당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의원들이 탄핵안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y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