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 테러감시대상 의사당 난입 동향 알고도 못 막아"

입력 2021-01-15 10:50   수정 2021-01-15 13:39

"미 FBI, 테러감시대상 의사당 난입 동향 알고도 못 막아"
"폭력 사태 전 극단주의자에 워싱턴行 만류했지만 무시하고 집회 참석"
사법 당국 "사전 정보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 가운데 수십 명이 애초 당국의 테러리스트 감시대상자 명단에 올라있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백인 우월주의자로 연방수사국(FBI)의 테러리스트 감시대상자 명단(TSDB)에 포함돼 있었다.
감시대상자 명단에는 수십만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테러 용의자의 여객기 탑승을 막기 위한 명단과는 별개로서 공공장소에서의 활동이 금지되지 않는다.
또 감시대상자 명단에 들어간다고 해서 항상 감시받는 것을 의미하지 않지만, 경찰과 국경수비대가 이들을 자세히 살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FBI 요원들은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로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회에 앞서 극단주의자들을 방문해 워싱턴DC에 가지 않도록 권고했다.
대부분 권고를 따랐지만, 수십 명은 이를 무시하고 집회에 참석한 데 이어 난입 사태까지 가담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사전에 인지하고도 막지 못한 셈이다.
FBI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의 회원들이 난입 사태에 가담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프라우드 보이스 측은 의사당 공격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앞서 NBC 방송은 지난 11일 FBI가 친(親)트럼프 집회의 참석자들이 의사당 난입 등 폭력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 경찰에 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FBI 고위관계자는 "난입사태가 벌어지기 전 집회 참석 예정자들 일부가 폭력행위를 저지르겠다는 뜻을 표현했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법당국들은 대외적으론 '정보가 없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8일 FBI 워싱턴 지부 스티븐 드안투오노 지부장은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다른 계획이 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DC 경찰국장도 지난 7일 "의사당 침입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하는 정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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