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G7 정상회의에 한국 초청…확대 논의 다시 불 지필까

입력 2021-01-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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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G7 정상회의에 한국 초청…확대 논의 다시 불 지필까
트럼프, 지난해 개편 필요성 제기…러시아 참여 놓고 반대 부딪혀
영국 "G7 통해 민주적 국가간 협력 강화" …구조개혁 이어질지 주목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일정과 방식을 발표하면서 한국과 호주, 인도를 게스트로 공식 초청하기로 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G7의 확대 개편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과 캐나다 등이 러시아 참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대면 회의가 무산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6월 11∼13일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의 휴양지인 카비스 베이에서 G7 정상회의를 대면 회담 방식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현재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이들은 매년 돌아가면서 정상회의를 주최하는데, 관행상 의장국이 비회원국을 초청국 자격으로 초청할 수 있다.
올해 의장국인 영국은 한국을 포함한 게스트 국가 초청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G7 개편론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영국 정부는 대신 초청 국가들이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적으로 발전된 나라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은 "총리의 야심은 G7을 이용해 전 세계의 민주적이고 기술이 발전한 국가 간에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총리는 (G7 정상회의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호주, 인도 정상을 게스트 국가로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G7 국가와 3개 게스트 국가를 합하면 전 세계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사는 인구의 60%를 대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은 지난 2008년 당시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으로 호주와 함께 G8(G7+러시아)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한 적이 있다.
영국이 G7 확대 개편과 관련한 언급을 별도로 내놓지 않은 만큼 지금 상황에서 G10 등을 전망하기는 섣부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영국 정부는 G7이 민주주의 국가 간에 협력을 위한 틀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점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는 향후 G7이 확대되더라도 러시아를 제외한 민주주의 국가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반면 지난해 G7 의장국이었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회원국이 아닌 한국과 호주, 인도와 함께 러시아를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는 입장을 피력해 G7을 G11이나 G12로 확대하는 개편론에 불을 붙였다.
다만 G7 확대 개편 구상과 관련해 독일과 캐나다 등이 러시아의 참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지난해 G7 정상회의가 취소되면서 이후 개편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러시아는 G8 회원국이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다른 회원국의 반발로 G8에서 제외되고, 이후 G8은 G7으로 환원된 상태다.
러시아 역시 G20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G11에 참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등이 러시아의 G7 재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러시아는 G7에 합류하려고 애쓰고 있지 않다"면서 "게다가 러시아는 현재의 (세계)경제 현실에 더 잘 부합하는 G20과 같은 협의체의 업무 효율성에 아주 만족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얘기해 왔다"고 밝혔다.
일단 올해 정상회의에 게스트 국가로 초청받은 것은 그만큼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측의 설명대로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높은 기술적 발전을 이룬 국가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회성 참여가 아닌 G7 구조개혁 움직임으로 이어질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개편론이 불거졌을 당시 일본은 한국의 G7 참여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G7에 일본이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확대에 부정적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의 설명이다.
회원국 확대는 현 회원국 모두 동의해야 가능한데 현재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의 동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G7에 중국이 빠져있다는 점도 한국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중국 견제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미국 차기 대통령인 조 바이든 당선인은 영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G7 외교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이 향후 G7 개편론에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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