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성장률 44년 만에 최저…4분기 GDP 6.5% 증가
기저효과 업고 올해 중국 경제 8%대 성장 전망
(상하이·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김윤구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브이(V)자 회복에 성공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101조5천985억위안(약 1경7천287조원)으로 전년 98조6천515억위안에 비해 2.3%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 GDP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2%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과 부합한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각각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 대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피한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4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3분기의 4.9%보다 훨씬 높아진 6.5%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4분기 성장률은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망치 6.1%를 상회했다.
중국은 2019년 경제성장률이 6.0%로 29년만에 최저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성장률이 4%포인트가량 더 내려갔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44년만의 최저치다.
중국은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후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초강력 방역 조치로 신속하게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은 덕분에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의 많은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멈춘 사이 중국은 특수를 누리면서 의료용품이나 전자제품을 포함한 각종 제품의 수출을 늘렸다. 경기부양책으로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한 것도 회복세를 떠받쳤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성공한 반면 미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어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GDP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전 예상보다 빠른 2028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의 경기 회복 추세는 확실한 V자 곡선을 그렸다.
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에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악인 -6.8%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다 2분기와 3분기 각각 3.2%, 4.9%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는 6.5%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소비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소매판매는 3.8% 감소했는데 이같은 역성장은 196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4.6%로 11월의 5.0%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는 호황이다.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3%로 2019년 3월 이후 최고였다.
중국 경제의 올해 전망도 밝다. 기저효과까지 겹쳐 올해는 8%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2%로 예상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내년 8.4% 성장했다가 2022년에는 성장률이 5.5%로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닝지저(寧吉喆) 통계국 주임은 올해도 중국 경제의 회복세를 유지할 좋은 조건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베이징 인근 허베이(河北)성과 동북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해 일일 확진자 수가 10개월만에 최고로 높아진 것은 소비와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쌍순환' 전략을 내걸었지만 소비가 생산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올해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OCBC은행의 중국 리서치 대표 토미 셰는 "GDP 증가세가 매우 강했지만 국내 수요가 여전히 약한 고리"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무역과 기술 등 다방면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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